2015 겨울 참다림 한약국 실습

1) 경옥고 실습 

맨 처음 한약국에 가서 실습한 것은 여러가지 경옥고를 맛보는 것이었습니다.

가운데 사진은 한약국에 도착하자마자 만들어진 옹기경옥고 였습니다.

첫번째 사진이 갓 만들어진 따끈따끈한 경옥고 사진이구요.

두번째 사진은 경옥고 재료들을 아직 익히지 않고 내용물만 넣어놓은 것입니다. 묽습니다. 맛은 경옥고보다 약간 산뜻하고 쓴 맛이 납니다.

세번째 사진은 익수영진고입니다. 경옥고에 맥문동, 천문동, 지골피를 더한 것입니다. 경옥고보다는 약간 거친 맛이 났습니다.

네번째 사진은 묵은지처럼 오래 묵은 경옥고 입니다. 한 6~7년 되었다고 들었는데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맛은 약간 더 끈적끈적합니다. 하지만 경옥고 특유의 맛이 잘 살아 있었습니다.

2) 공진단 실습 

한약국 옆 공간으로 옮겨 공진단을 만들었습니다. 미리 공진단 재료가 반죽이 되어 있었습니다. 동글게 빚어서 금박에 싸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사향 대신 목향을 넣어 만들었습니다. 금박 씌우는 것이 서툴러 여러장 금박을 사용했습니다. 반짝거리는 것이 예뻐서 사진을 여러장 찍어 보았습니다.

3) 한약재 실습

실습 중간중간에 한약국에서 사용하는 약간 생소한 약재들을 직접 체험해보았습니다. 인삼이나 대추 같이 흔히 볼 수 있는 약재들이 아니라 더 유심히 관찰했습니다. 더불어 각 약재의 특성에 따라 어떻게 전탕하는 것이 좋은지 한약사님께서 강의해주셨습니다. 이러한 시간들을 통해 각 한약재의 밀도, 중량, 부피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가감할 때는 단순히 4g, 2g, 1g 등 단순한 숫자들의 나열이었지만 이곳에 와서 보니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한약사 분들이 각 재료에 맞게 어떻게 전탕하면 더 효과가 있을지 고심하고 부족한 것은 부족하고 잘 된 것은 부끄럽지만 자랑하겠다라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4) 옹기전탕 실습

참다림 한약국의 특징인 옹기전탕 체험 시간입니다. 직접 한약재를 소분하고 씻고 끓여 포장까지 해보았습니다. 한약재를 소분할 때 보니 약재가 이미 깨끗한 상태였습니다. 학교에서 실습했던 약재와 많이 달랐습니다. 씻을 때도 거의 불순물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약재의 상태가 잘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참 좋아보였습니다.

문화(文火)와 무화(武火)를 직접 조절해서 전탕했습니다. 불의 세기를 시간에 따라 조절하면서 약의 부피를 확인하였습니다. 마지막 사진의 대나무를 이용하여 양을 측정합니다. 생각보다 고된 작업이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주문할 때 조제비와 전탕비가 학생의 입장에서 부담스럽다고 느낀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쌍화탕 한 제를 2~3시간에 걸쳐 만들어보니 노고에 비해 그다지 큰 금액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형개 포제 실습

형개를 초탄하는 실습입니다. 형개를 후라이팬에서 불을 조절하며 태웠습니다. 첫번째 사진에서부터 네번째 사진까지 보시면 쑥색에서 검은색으로 아주 잘 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연기가 엄청 나고 냄새가 옷에 베었습니다. 저희가 포제한 형개는 너무 태워서 실제로 사용할 수는 없다고 했지만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

6) 포장 실습 및 포장지 설명

위에서 옹기전탕 했던 쌍화탕을 기계에 넣어 포장했습니다. 또한 한약 포장지의 구조 및 안정성에 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한약사님의 설명을 듣고 포장지 안과 밖을 만져보니 서로 다른 재질이었습니다. 두가지 재질을 사용함으로써 한약팩이 터지지 않게 하면서 탕액이 닿는 면의 안정성을 높였다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밑에는 포장지의 안정성 및 재질에 대한 설명 자료입니다.

7) 자운고 실습

자운고 실습입니다. 이곳에서는 미주아로마라는 곳에서 아로마테라피스트 선생님이 오셔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학교에서도 자운고를 만들어 봐서 비슷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아로마테라피스트 선생님이 오셔서 조금 새롭게 자운고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미리 준비된 호호바오일, 당귀, 자초 및 아로마원액을 섞어 만들었습니다. 재료를 계량한 뒤 녹이며 섞고 틀에 부어 식히면 끝.

흥미로웠던 점은 아로마테라피스트 또한 한의사들이 개개인에 맞게 한약재를 가감하는 것 같이 아로마원액 및 오일등을 개개인에 맞게 가감하여 비누, 샴푸 등의 외용제를 만든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자격증을 따서 환자 개개인에게 전문적으로 처방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 기계식쌍화탕/옹기식쌍화탕비교 실습 및 break time 

여러 실습 중간에 쉴 겸 퀴즈 시간이 있었습니다. 퀴즈 하나당 초콜렛 한 개, 1000원의 참다림 적립금이 상이었습니다. 저는 4000원의 상금을 적립받아서 택배비로 썼습니다v

그리고 또 흥미로웠던 것은 ⓐ기계식 전탕(좋은한약재) ⓑ기계식전탕(안좋은한약재) ⓒ옹기식전탕(좋은한약재), 이 세 방식으로 쌍화탕을 달여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던 것이었습니다. ⓑ는 딱 알겠는데 ⓐ와 ⓒ는 조금 헷갈렸습니다. 옹기식은 무슨 장점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러시아 녹용 상대. 한약국에서 아무거나 하나만 가져가라 하시면 사향과 더불어 가지고 오고 싶었던 녹용. 

밑에 오른쪽에는 과립제 가격표.  

9) 참다림 한약국 내부

후기 쓸 것을 생각하지 못해서 전체적으로 찍지 못했지만 강의 듣는 모습만이라도 올려봅니다.

10) 참다림 아쿠아월드 

6개월 전 죽은 우리집 물고기 알밤이 생각나서 찍어보았습니다. 깨끗해보였습니다. 어항 위의 개장, 폐장 시간이 적혀져 있던 게 재밌어서 한 컷. 

10) 마치며.. 

위는 1박 2일 동안 걸고 다닌 이름표. 캠프 참가 인원을 나누어 조별로 활동하였습니다.

아래 사진은 (좌)심태주 한약사님과 함성룡 한약사님(우)과 함께. 우측에 계신 분이 함성룡 한약사님 입니다. 몇년동안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오른쪽은 주문자 이름과 주문한 팩수가 메모되어진 포스트잇. 뭔가 아날로그한 매력이 있어서 한 컷.

사진에는 없지만 몇년동안 주문한 내역이 수기로 기록된 공책도 보았습니다. 주문한 약이 크게 치우치거나 실수인 것 같은 부분은 직접 전화를 주신다고 합니다.

11) 느낀점 

처음 참다림 한약국 캠프를 신청한 이유는 1~2년 내가 지어먹던 한약이 어느 곳에서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막연히 약재를 좋은 것을 쓴다고 해서 이곳에서 한약을 지어먹었습니다. 같은 처방을 10재 이상 먹으니 확실히 다른 곳과 약의 향기나 효과가 차이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옹기전탕이나 각종 포제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와서 전탕이란 수능 시험장에서 답안지를 마킹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시험을 잘 풀어도 마킹을 실수하면 다 소용없는 것 같이.. 환자를 보고 처방을 잘 해도 약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으면 다 소용이 없구나, 전탕과정이 정말 실질적으로 중요하구나, 라고 느꼈습니다.

전탕과정에서 강삼조이(薑三棗二)를 어떤 기준으로 넣는 것이 옳은지부터 시간 조절, 불 조절, 세척 문제 같은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미묘한 문제들이 있었습니다. 어느 답이 옳다고 할 순 없지만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면서 제일 합리적인 것들을 채택하는 과정을 캠프에서 같이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안다는 것을 안다고 하고 부족한 것을 부족하다고 말씀해주시는 것이 좋았습니다.

약재에서부터 전탕까지 모든 과정을 최선을 다해주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의사이기에 앞서 약을 먹는 환자의 입장으로 이번 캠프를 통해 더욱더 참다림 한약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계속 저와 제 가족의 한약은 이곳에서 주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위에는 다 쓰지 못했지만 1박 2일동안 참 즐거웠습니다. 새 친구도 사귀고 한약사님들과 친해지고 만인산에도 가보고 수련원에서 밤늦게까지 수다 떨며 맛있는 것을 먹고..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참다림 캠프가 끝난지 2달이 다 되어갑니다. 이러저러한 사정들로 인해 후기를 늦게 써서 늘 마음에 부담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좀 한약을 떳떳하게 주문하고자 후기글을 완성하여 올립니다. ^^ㅋㅋ 다음에 뵙겠습니다.